


1888년 프랑스 탐험가인 샤를 바라(Charles Varat)는 조선을 여행한 후 『조선기행』이라는 책을 펴냈다. 이 책엔 그가 대구읍성을 방문한 기록이 있는데, 그중 한 대목을 읽어보자.
“말에 올라 대구 시내를 관람하였다. 그들은 나에게 높은 성벽을 구경시키려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. 둥근 길을 따라 쌓여진 그 성벽은 북경(중국 청나라 수도)의 성벽을축소한 것과 똑같다. 북경에서처럼 그 성벽은 도시 전체를 감싸는 평행사변형이었다. 사방 성벽의 각 면에는 웅장한 성문이 서 있었다. 그 성문에 있는 정자 안에 들어가면 과거 역사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그림과 조각들이 있었다. 그곳에 올라서 나는 가을 햇빛 아래 찬란한 색채를 발하며 전원 사이를 굽이치는 금호강의 낙조를 감상했다. 내 발 아래로 큰 도시의 길과 기념물과 관사들이 펼쳐져 있었다. 서민들이 사는 구역에는 초가지붕이 이마를 맞대고 있었으나, 양반들이 사는 도시의 중심에는 우아한 지붕의 집들이 서 있었다. 꼭대기와 가장자리가 교묘하게 굽어진 지붕의 기와들은 직선과 곡선이 잘 어울려 절묘한 선의 조화를 이루었다. 우리는 같은 양식으로 된 절 두 채와 한문을 가르치는 큰 학교와 관청을 감탄하며 바라보았다.”
『조선기행』, 샤를 바라 외 지음, 성기수 옮김, 눈빛, 2006에서 인용